삶 앞에 무릎 꿇은 날 - (유비의 고백)
삶 앞에 무릎 꿇은 날
(유비의 고백)
비즈니스 하려 했더니
전쟁터로 나를 부르셨다.
조금 벌고 쉬려 했더니
큰 부(富)를 감당할 그릇이 되라 하셨다.
그래서
일하라 하셨고,
쉬어라 하셨고,
기도하라 하셨다.
나는 이제,
몸과 마음으로 가열차게 일할 뿐이다.
⸻
내 몸을 놓으니
세상이 오고,
세상을 내려놓으니
세상이 내게 주어진다.
그 허망한 세상—
그것마저 사랑하라고
다 내게 주신다.
죽기를 결심하니
삶이 더 찬란하고,
사람이 더 귀하고,
하루가 더 눈부시다.
⸻
사람들의 못난 점이
이제는 미워지지 않는다.
그랬던 내가
이제야 조금은 보인다.
그들의 문제가 아니라,
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나의 미성숙이었음을.
⸻
이제 나는
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자다.
그 길 위에서,
살아 있음을 기도할 뿐이다.
⸻
댓글
댓글 쓰기